스페인 독감(Spanish flu)은 1918년부터 1919년까지 발생한 전 세계적인 인플루엔자 팬데믹으로,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였다. 이 독감은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군인들의 이동이 빈번했던 시기에 확산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감염되었고, 사망자 수는 2천만 명에서 5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독감의 이름은 스페인에서 처음 보고된 것과는 관계가 없다. 당시 스페인은 중립국으로, 전쟁의 전투 및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큰 유행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다른 국가들은 전쟁 중 정보 통제가 엄격했기 때문에 독감의 확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 독감은 "스페인 독감"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독감은 주로 젊은 성인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는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더 위험한 질병으로 여겨지는데, 스페인 독감은 예상과 달리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에서 높은 치사율을 기록했다. 이는 면역 반응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으로 설명되며, 이로 인해 폐렴 등 합병증이 크게 발생하였다.
스페인 독감의 진단과 치료는 당시 의학이 발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많은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환자들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가정에서 요양하였으며, 의료 기관의 역량도 부족했다. 적절한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었던 상황에서, 공공 보건 정책으로는 격리 조치와 마스크 착용 등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졌고, 결국 전쟁이 끝난 후 1919년 여름에 종식되었다.